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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온 첫해, 어학원에서 만난 한국 지인분께서 독일에서 그~렇게 구하기 어렵다던 깻잎씨앗을 주셔서 금이야 옥이야 싹을 틔워 깻잎 풍년을 이뤄냈었다. 덕분에 고기를 먹을 때면 깻잎 먹을 생각에 어깨가 들썩들썩. 김밥을 만들어 먹을 때도 깻잎 향을 맡으며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벌렁벌렁. 그랬다.

하지만 작년엔 독일 직장에 새롭게 적응하고, 자리를 잡느라 깻잎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 싹을 틔워 심어놓긴 했는데 돌보질 않아 몇 번 따서 먹어보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 다시 깻잎 열정이 스믈스믈 올라와 보눙 뒷마당 우리 화분에 가보니, 작년에 방치놓은 깻잎에서 떨어진 씨앗들이 제각각 질서없이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요놈들을 오와열에 맞춰 다시 화분에 고스란히 옮겨 심어주고, 흙을 좀 더 보충해서 잘 심어주었다. 딱 10개 깻잎 싹이 다시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일주일, 우리 집 깻잎들은 잘 자라고 있다. 오늘 첫째랑 깻잎에 물도 줄겸, 뒷마당으로 나갔다. 마침 우리 집 윗층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도 테라스에 나오셔서 볕을 즐기고 계셨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아들과 나를 보시더니 이렇게 말했다.

"어, 그거 내가 이미 물 다 줬어~"
"네? 진짜요? 감사합니다."
"요즘 어때~ 애기는 잘 크고 있어~?"
"뭐. 별일 없이 잘 크고 있죠~"
"얘야, (첫째를 가르키며)꼬마야~ 오늘 기분 괜찮니?"
"네. 좋아요. ㅎㅎㅎ 할아버지는요?"
"우리도 괜찮지~ 그래 건강하자꾸나~"

오랜만에 이웃집 할머니, 할아버지랑 인사도 하고... 날씨도 좋고 참 기분 좋다. 코로나만 없으면 완벽한데. 언제쯤 괜찮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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