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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우한 코로나(우한폐렴) 때문에 난리다. 육아 휴직중이지만 아이를 데리고 어디 나가기엔 날씨도 아직 춥고, 많이 어려서 집에만 콕 박혀있다. 요즘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장 보는 것 정도 말고는 딱히 바깥에 나갈 일이 없다. 해외에서 "우한 코로나 = 아시아인" 으로 보는 인종차별적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만 뉴스를 통해 들었지, 직접 피부로 느낄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런데 오늘 해외에 사는 머리까만 외국인이기에 느껴졌던 시선들이 있긴했다.

출처 : https://de.statista.com/

#1. 회사에서

육아휴직수당(Elterngel, 엘턴겔트) 신청 서류 중 Arbeitsgeber(고용주)가 싸인해야할 서류가 추가로 필요해서 오전에 잠시 회사에 들렀다. 거의 한달 반만에 가보는 회사다. 들어가자마자 다들 축하한다고 안아주고 인사해줘서 고마웠다. 회사에서 볼일을 보고, 동료들과 짧은 수다를 떠는데 역시나 테마는 우한 코로나(우한폐렴) 바이러스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심각한거냐' 에서부터 '너희 나라는 중국과 붙어있는데 괜찮은거냐', '중국은 왜이렇게 설 연휴가 기냐, 한국도 그러냐', '너희 나라에서 지금 중국으로 갈 수 있냐' 등등등... 이들의 입장을 난 충분히 이해한다.

왜냐! 우리회사에는 중국인 직원들이 3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특히 4명 중 3명이 지금 설을 보내기 위해 중국에 있고, 다음주 월요일이면 모두 회사로 돌아온다. 그러니 걱정이 될 수 밖에... ㅜㅜ 나 역시도 이들이 중국에서 복귀하기 전, 서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 아침 급하게 다녀온 것이었다. 인사업무를 보시는 분들도, 이들의 복귀를 기뻐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독일에서도 감염자가 나왔으니 걱정이 안되겠는가? 게다가 바이러스가 아직도 쌩쌩한 중국에서 막 귀국한 직원들과 일을 해야한다면? ㅜㅜ 정말 살떨리는 근무시간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난 휴직중이라... "그럼 몸 조심해!" 라는 씁슬한 농담을 남기고 웃으며 회사를 떠났다. 휴.

 

#2. 도서관에서

첫째 아이와 함께 볼 책들을 둘러보러 오후에는 도서관에 잠시 들렀다. 내가 찾는 책이 어린이 층에 있는 것 같지 않아서 계단을 통해 한층 더 올라가는 중이었다. 계단에서 대략 초딩 5-6학년 쯤으로 보이는 3명의 아이들과 마주쳤다. 그 중 한 아이가 갑자기 나에게 질문을 했다.

"What do you think about Virus? 키득키득"

그래 이런 날이 올줄 알았다. 이 녀석, 나를 독일어를 못하는 외국인쯤으로 생각했나보다. 그리고 중국인이겠거니...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말했다.

"음..... 나 한국인인데? 그리고 그 바이러스에 대해서 난 별 생각없어. 난 너랑 마찬가지로 독일에 살고 있거든."
"아, 그렇군요. 알겠어요. 츄스~"

ㅋㅋㅋ 그렇게 그 친구와 짧지만 강렬한 대화를 하고나니, 내가 괜히 답변을 했나싶다. 그냥 아무말없이 가까이 가서 어깨동무하고 기침이라도 한번 하고 올껄 그랬나... 그게 더 효과적인 대응법이었나 싶다. ㅋㅋㅋ

우한코로나가 점점 여기 독일에서도 피부로 느껴지고 있는 요즘이다. 어서 이 지독한 바이러스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 불편한 시선들을 언제까지 느껴야 하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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