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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을 헤쳐나감에 있어 회의감이 드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가족의 죽음앞에 무력함을 느낄 때가 아닐까.

엊그제 외할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셨다. 새벽에 아버지께 문자를 받고, 놀란 마음에 아침일찍 일어나 혼자 많은 생각을 했다. 아주 어렸을 적, 할머니께서 일하시던 시장에 놀러갔을 때, 매년 할머니 생신 때마다 온 가족이 모였을 때,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왔을 때, 전역했을 때, 결혼할 여자를 소개시켜 드렸을 때, 그리고 결혼했을 때, 아들이 태어나고 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갔을 때, 독일 오기 전 마지막 인사를 나눴을 때....

순간 많은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슬픔보다는 추억이라고 해야할까. 할머니를 보내야만 하는 지금 이 순간이 아쉽지 않은 이유가 독일로 오기 전, 할머니와 다행히 국밥 한그릇 맛있게 먹고 온 따듯한 추억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늘 와이프, 아들과 함께 절을 올렸다. 이 못난 손주놈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할머니가 계신 방향으로 절을 올리는 것 밖에 없다. 할머니,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한국에 가면 제일 먼저 찾아뵐게요. 함께 있어주지 못해 죄송하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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