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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주 전 쯤, 내가 입사하기 바로 직전 회사에서 참여한 현상설계(공모전, Wettbewerb) 결과가 발표되었다. 우연히 건축 관련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결과가 발표된 것을 보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동료 K에게 귀뜸해주었다.(K는 지금 나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1등으로 당선이 되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순위 근처에도 오르지 못한 거의 꼴찌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1등작은 아래 보이는 건물이다. K에게는 회사에서 첫번째로 참여한 공모전 프로젝트였기에 실망한 티가 팍팍 느껴졌다. 나는 참여하지 않은 제 3자이기 때문에 마음편히 결과를 지켜보았다.

1등작 이미지컷

해당 건물은 사무시설이다. 1등안은 역시 메인 아이디어가 확실히 보였다. 유동적으로 사무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그리고 건물의 모든 출입구 앞에 놓인 작은 마당이 그것이었다. 이 작은 마당들은 필요에 따라 내부 실들과 연결되기도 한다. 이런 컨셉이 평면도에도 잘 드러나게 표현해서, 평면만 보더라도 쉽게 이들의 컨셉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주 뛰어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실현가능한 선에서 잘 구현된 컨셉이었다.

우리 회사의 안은 그에 비해 많이 부족해보였다. 기본적인 구성요소(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등)들은 겉보기엔 나쁘지 않았지만, 컨셉이 없었다. 공모전 주최측에서 요구한 Raumprogramm(면적표)에 맞춰 각 실들을 배치하고, 그 기능들이 잘 실현되도록 구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건 건축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한다. 내가 볼 때 중요한 것은 역시 어떤 생각으로 설계를 했느냐이다.

이번 1등 안은 면적표에 주어진 사무실 면적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다양한 형태로 쓰일 수 있는 사무공간을 새롭게 제시하였다. 반면 우리 회사의 안은 지극히 평범했고,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한마디로 떨어질만 했다.

난 개인적으로 결과가 발표나면, 회의를 할 줄 알았다. 우리 회사가 왜 순위안에도 못들었는지, 순위에 들어간 설계안은 무엇이 좋은지 등을 적어도 이야기 할 줄 알았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건, 시험을 보고 오답노트를 만들지 않는 것과 같은 건데... 개인적으로 왜 회의를 안하는지 의문스러웠다.

뭐... 다음엔 좋은 결과가 있겠지...라고 맘에도 없는 소리라도 뱉고 시픈데, 요즘들어 회사의 안좋은 면들이 너무 많이 보여서 실망의 연속이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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