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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큰 쓰레기(가구, 소파 등)을 버리려면 따로 테어민을 잡고나서 정해진 날짜에 집앞에 놔둬야 한다. 이러한 까닭에 몇 일 동안 큰 쓰레기들을 집 한켠에 고이 모셔두었다가 일주일 전 모두 스윽 내놓았다. 못 쓰는 물건들을 내 놓으면, 지나가다가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기도 한다. 이제서야 이전 세입자가 버리다시피 놓고간 물건들을 일년이 넘어 모두 정리했다. 어우. 특히 거실의 반을 차지했던 무식한 크기의 소파를 처분한 건 후련하다. (저 소파는 길에 내놓은지 10분도 안되서, 터키계로 보이는 아저씨가 슥 가져갔다! 저걸 어떻게 가져갔는지...)

사진으론 상태가 좋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막 터지고, 얼룩지고 장난 아님...

오래된 가구들의 최후

와이프와 살만한 집으로 꾸미기 전에 "책상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커다란 책상하나로 공부도 하고, 컴퓨터도 하고, 밥도 먹고, 아들이랑 그림도 그리는 다용도 책상으로 활용했다. 거실에 있는 책상 하나가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해야만했으니, 책상은 늘 정리가 되질 않았다. 공부를 하다가 밥을 먹을 때면, 책은 슥 밀어 한쪽으로 치워놓고 한쪽에는 식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집을 정리하는 김에 책상을 하나를 그냥 만들기로 했다. 우리집이 그렇게 넓지가 않아서, 규격품을 놓기엔 자리가 없었다.

미리 복잡하지 않은 모양으로 디자인을 한 후, 바우하우스에 가서 판데기 몇 개를 골라 돌돌이에 실어 왔다. 이제 치수에 맞게 제단한 후, 바니쉬를 바르고 슥빡슥빡 전동드라이버로 연결만 하면 끝이다.(뭐든 말은 쉽다. 실제로는 바니쉬 건조시간 까지 합쳐 대략 6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원래 ㄷ자 모양의 초간단 책상을 만들려고 했지만, 와이프의 요청으로 무언가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추가로 만들었다.

넌 길이를 재거라, 난 나사를 조일테니

짜잔. 이렇게 간단하게 책상이 만들어졌다.

사실 이 책상은 거실에 둘 것이 아니라 침대 위에 둘 책상이다. 응? 침대 위? 

그렇다. 사진 이쁘게 한번 찍어보려고 잠시 거실에 두고 사진 찍은 것이다. 사실 이 책상은 우리가 "오버베드 테이블"로 만든 것이다. 이유인 즉 이렇다. 취업과 독일어 공부, 블로그 때문에 종종 우리 부부가 동시에 컴퓨터를 해야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 마다 아이는 혼자 놀아야만 했었다. 혼자 책이라도 들춰보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핸드폰(특히 유튜브) 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래서 내린 우리 가족 특단의 조치였다. 

이렇게 책상 밑에 바퀴를 달아서, 왔다갔다 굴러다닐 수 있게 만들어 주면 오버베드 테이블이 완성된다. 혹시나 나중에 이 책상을 거실 테이블로도 활용을 하기 위해, 책상 높이를 가장 많이 고려하였다. 책상 높이가 74cm-78cm 정도되어야 오래 책상앞에 앉아있어도 어깨가 결리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침대 높이도 얼추 일반 의자 높이와 비슷해서 올바른 책상높이를 맞출 수 있었다.

이제 우리 부부는 잠자기 전 혹은 아이가 잠들고 난 후, 침실에서 컴퓨터를 해야한다. 아이가 깨어있는 동안은 온전히 아이와의 시간에 집중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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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A-Pa Designer 2018.08.28 05:08 신고

    이거 때문에 그 동안 바쁘셔서 포스팅이 뜸했었나 보네요 ㅋㅋ. 멋지내요 직접 가구도 만드시구요. ㅋㅋ 제 원래 꿈은 카펜터 였는데 하다보니 건축일을 계속 하고 있네요 ㅋㅋ

    • BlogIcon 도이치아재 2018.08.28 18:50 신고

      출근하기 전까지 생각보다 해야할 일이 많네요. 시간있을 때 집을 싹 다 정리해놔야하고 말이죠. 이제 아르바이트 비자만 해결되면 되네요... 후! 원래 꿈이 목수셨군요! 한번 시도해보세요. 집안이 난장판 될겁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