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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면접을 본 회사는 총 5군데였다. 그리고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순번

회사이름

인원

출퇴근시간

외국인비율

일의 종류 

기타 

 합격 / 불합격

 1

 M 설계사무소

5 명

 자전거 15분

20 % 

주거 및 현상설계 

신생회사

 합격

 2

 B 설계사무소

180 명

 자전거 15분

30-40 %

일반건축 및 현상설계 

야근이 잦음 

 불합격

 3

 A 설계사무소

15명 

 대중교통 30분 

10 %

고급 주거 건축

유명 아뜰리에 

 미정

 4

 KB 설계사무소

25명

 자전거 5분

0 % 

일반건축 및 현상설계 

설립 60주년 

 불합격

 5

 K 설계사무소

30명

 대중교통 45분

20% 

일반건축 및 현상설계 

집에서 멀다

 합격

독일의 건축 설계회사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프로젝트가 꾸준히 있는 설계사무실들은 대부분 15-30 명 사이의 규모로 이루어져있는 것 같다.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설계사무실과 면접을 보았다. 3번의 A 설계사무소를 제외하고는 꽤나 긍정적인 반응들이어서 내심 기대도 했었지만, '1년 배운 독일어'라는 핸디캡을 안고 취업을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뭐, 그렇다고 못할 것도 아니다.

어제 마지막으로 면접을 본 5번 K설계 사무소에서 메일을 받았다. 두번째 면접을 보자는 제안이었다. "한번의 면접도 부담스러운데, 2번째 면접이라니..." 이미 말할 건 다 말했고, 질문할 건 다 질문했는데 뭘 더 본다는 것인가? 스스로 뭘 준비해야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선물로 받은 그들의 작품집을 훑어 보면서, 그들이 어떻게 건물을 설계했는지... 간략히 메모하는 것으로 2차 면접을 준비했다. 결론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가 그르치 뭐.

두번째 면접을 앞두고, 긴장 반 설렘 반

이틀만에 다시 K 설계사무소를 다시 방문했다. 이번엔 이틀 전 면접을 봤던 대표건축가A와 그리고 또 다른 대표건축가B, 팀장, 나까지 4명이 함께 이야기했다. 오늘 처음 만난 대표건축가가 이틀 전 복사해간 나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채용 이야기를 했다.

"본론부터 이야기하면, 저희는 당신과 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유일한 문제는 독일어에요."

잘 만들어 놓은 포트폴리오 덕에 여기까지 왔다. 독일어가 문제긴 한데... '앞으로 독일어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혹은 '독일어를 1년 밖에 안배워서 그렇습니다.' 정도의 적당한 핑계는 이제 먹힐 것 같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들은 정말 나와 동료로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 눈치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의사소통에 대한 문제가 걱정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도 그게 걱정인걸...

"영어는 어느 정도하나요? 이력서에는 B2라고 써놨던데...독일어가 C1니까, 영어보다 독일어가 더 편한가요?"
"그건 아니에요. 영어를 배운 시간이 더 길고, 듣고 이해하는데는 영어가 훨씬 편합니다. 다만 이력서에 B2라고 쓴건, 공식적으로 제 언어를 증명할 수 있는 증명서가 없기 때문이에요."
"아, 그렇군요. 그럼 우리 독일어로 의사소통이 힘들면, 영어로 해요."
"네. 문제 없습니다."

그들은 아직 내가 독일어로 혼자서 전화로 업무보고, 외근을 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였다.

"현상설계(공모전)를 우리와 함께 한 두번 정도 해보고, 그 다음에 실시설계팀(시공이 가능한 수준으로 도면그리는 단계)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대표 건축가B가 제안을 했다. 나도 나쁠 게 없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맞다. 어차피 나의 목표는 공모전으로 프로젝트를 당선시켜서 실시설계까지 쭉~ 참여하는 것이었으니까. <For your information> 공모전의 업무는 다른 분야와 크게 협의할 필요없이 건축팀 자체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와는 반대로, 실시설계 팀은 실제로 건물을 짓기위한 도면을 그리기 때문에 시공업체, 현장대응, 다른 분야(기계, 설비, 전기, 소방 등등)와의 협의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 다음 연봉협상을 했다. 그들은 나에게 말했다. 

"Herr CHOI가 이미 한국에서 3년정도의 경력이 있지만, 그 경력에 상응하는 역할로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 독일어를 유창하게 해야합니다. 즉, 우리와 함께 일을 하면서 독일어를 더 연습해야 합니다. 그 전까지는 우리도 당신 경력에 상응하는 연봉을 주기 힘듭니다. 독일어가 유창해지면 다시 연봉협상을 합시다. 그 때가 되면, 한달에 X,XXX 유로 정도의 월급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연봉협상을 무사히(?) 마쳤다. 물론 첫번째로 합격한 회사와 합의한 연봉보다는 조금 더 많은 금액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연봉 조금 더 많이 받는다고 내 삶의 질이 확 바뀌진 않지만, 조금 더 준다고해서 넙죽 받았다.(어쩌면 난 돈의 노예, 쑤뤠기 일지도 모른다는...ㅎㅎ) 허허. 자세한 내용들은 계약서 초안을 받아보고 천천히 살펴봐야겠다. 기쁜 마음으로 회사를 나오면서, 또 메일알람이 "띠링"하고 울린다.

면접을 보고 나오며, K설계 사무실앞에서...

지난 주 면접을 봤던 B 설계사무소에서 메일이 왔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Herr CHOI와 일을 할 수 없게되었습니다. 저희에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이 회사 면접에서 떨어졌으면 다 떨어졌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다행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8.08.09 08:58

    비밀댓글입니다

  2. number 2018.08.09 09:39 신고

    이제부터는 회사근무하다. 파이팅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상과 주변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우리회사(한국설계사무소40여명)의 경우 외국인의 채용을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중에


    단순한 생각이 열심히업무에 임할것이며 차후에 본국에 가더라도 회사에 도움이있을거라 생각하여 취업에 활용하는경우가 있습니다. 다소 언어소통의 문제는
    큰문제로 보지 않고 기존직원의 나테에 경각심을 일게워 지리라 믿는 측면이 있습니다.
    회사의 선택이 나의발전과 인생의 전환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분좋습니다.
    회사문앞까지 회사선택에 고민이 있을겁니다.
    주위에 많은분이 앞길에 좋은일만 있기를 응원할것입니다.

    • BlogIcon 도이치아재 2018.08.10 05:52 신고

      응원 감사합니다 :) 저도 회사에서 영향력이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이곳에서도 노력할게요 :) 재차 응원 감사합니다!

  3. KIM 2018.08.09 10:19 신고

    올해 12월 독일로 떠나는 사람으로 도이치아재님 글 하나하나가 많이 도움과 힘이 됩니다! 저도 건축 전공했고, 4년째 설계사무소를 다니고 있어요ㅎㅎㅎㅎㅎ 회사 근무 후기도 기대됩니다 !! 축하드려요!!

    • BlogIcon 도이치아재 2018.08.10 05:53 신고

      제 글은 그저 ㅋㅋㅋ 끄적임 뿐인걸요... 4년째 실무중이시면 저와 비슷한 시기에 실무를 시작하셨겠네요! 근무시작하면 또 끄적여봐야죠. 아마 한탄과 좌절의 연속일것 같지만요!

  4. BlogIcon Frau.Min 2018.08.09 14:27 신고

    >_<!! 축하드립니다. 또 하나의 선택지가 추가 되었네요//
    모국어가 아닌 이상 독일어는 평생의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독일에 사는 한 -
    근데 요즘 저는 덩달아 영어의 압박감도 느끼고 있다는.... 다들 왠만큼 영어도 잘 하는 것 같아서...
    출국날짜가 다가오니 마음도 바쁘고. 짐싸는 일이 만만치 않네요.
    아재님 선편 20박스 글을 다시 한번 보면서, 감탄하면서, 이만 총총...
    오늘도 퇴근 후 또 열심히 포장해야겠어요.

  5. BlogIcon 엄마건축가 2018.08.09 16:06 신고

    도이치아재님 포스트 재밌게 보고있어요!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예비(?)건축가로써 두번 째 본 곳과 세번째 면접 보신 곳 어딘지 알 것 같아요! ㅎ 혹시 독일건축사를 따실 계획이 있다면, 캄머에서 하는 '건축가를 위한 독일어' 세미나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ㅎ

    • BlogIcon 도이치아재 2018.08.10 05:57 신고

      정말 저에게 꼭 필요한 수업일 것 같네요! 정말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저는 무엇보다 독일어가 약점이라서 ㅜㅜ 엄마 건축가님도 이제 곧 일을 시작하시는군요! 저는 독일생활이 1년 조금 넘어서, 아직 잘모르는게 많은데... 제가 많이 질문을 드릴지도 모르겠네요! :)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허허.

  6. BlogIcon A-Pa Designer 2018.08.09 17:52 신고

    오 추카 드립니다. 계속 좋은일이 많으시네요 ㅋㅋ
    계약서 작성하기전에 월드잡에 가셔서 일단 구인구직활동을 하시고 계약서 작성후 "취업성공장려금"을 신청 하세요.
    이번주 주말에는 친구를 만나로 또 하이델베르크를 다녀올까 합니다 ㅋㅋ 간김에 슈튜르가르트 까지 가게될지는 잘모르겠네요 ㅋㅋ

    • BlogIcon 도이치아재 2018.08.10 05:59 신고

      앗. 그런 제도가 있나요!? 전 돈을 밝히는 쑤뤠기라... 자세히 알아볼게요. 혹시나 슈투트가르트도 잠시 오시면 꼭 연락주세요! :) 안전운전하시고요!

  7. BlogIcon Spatzi 2018.08.09 19:23 신고

    회사에서 쉬는시간에 글 읽으면서 혼자웃고있어요!! 다음에 회사에 갔을때 가볍게(?!) 물어봐요, 혹시 독일어가 문제가 아니었다면 급여를 보통 얼마나 받을 수 있었는지 ㅎㅎ 그럼 다음에 독일어가 더 늘고나서 연봉협상할 때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BlogIcon 도이치아재 2018.08.10 06:00 신고

      Jo한테 벌써 이야기하긴 했지만... 제 독일어가 완벽했으면 아마... 1000유로 정도 더 받았을 것 같아요. 인터뷰 때 그르드라구요... 보통 3년차는 그 정도 받는다고... ㅜㅜ 대신 독일어를 좀 더 잘하게 되면 적극적으로 협상을 해야할 것 같아요. ㅎㅎㅎ Jo 잘있죠?

  8. BlogIcon 슈톡 2018.08.10 09:32 신고

    진심으로 함격을 축하드립니다. :)
    이제 본격적인 회사생활에 접어드시겠네요. 걱정과 설레임이 공존하시겠어요.
    직장생활 거의 15년 정도된 입장에서 처음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힘들더라구요.
    현재의 기대가 섞인 심정을 잘 기억한다면 앞으로도 충분히 잘하실거라 믿습니다.
    가족과 함께 소박하게 파티도 하시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한편으로는 아재님의 용기와 노력이 부럽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올레! ^^

  9. MR P 2018.08.10 14:36 신고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인테리어회사 결컴퍼니의 박지원실장입니다.
    짧게 용건을 말씀드리면 독일내 키즈카페 프로젝트를 맡았고 11월 초 오픈예정입니다. 현지 법률적 검토나 협력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던 중 블로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건축가님과 어떤 협력을 구할 방법이 있을까해서 문의드립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가능하시다면 카카오 통화나 메일링 등을 통해나마 의논드릴 수 있는 방법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amping26@naver.com / 010-3947-0403 / kindnature(카카오ID)
    불쑥 이렇게 접근한 점 양해해주세요^^

  10. bravoki 2018.08.10 22:30 신고

    축하드려요^^
    항상 응원합니다~~

  11. BlogIcon 프라우지니 2018.08.11 21:50 신고

    외국인 동료라고 해도 사석에서는 영어보다는 독일어로 대화하는걸 좋아하더라고요.
    제 남편도 회사동료중에 이태리출신 박사학위 엔지니어가 있는데, 사석에서 만나면 그냥 독일어로 대화를 합니다.
    이태리 발음이 튀기는 하지만, 그 친구도 나름 꽤 독일어를 하는지라 더 깊은 이야기도 가능하니 친구관계가 유지되는거 같더라구요.^^

  12. Mh 2018.08.13 11:16 신고

    오. 축하해! :) 응원한다 항상.